'부끄러운 어른'들에게 이야기하는 순수한 삶과 희망의 메세지 : 어린왕자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내 주변을 돌아보았고 반성을 하게 되었다. 순수성을 허락하지 않는 세상에서 번민했던 책의 저자 생텍쥐페리는 자신이 동경하던 유토피아적 인물을 '어린왕자'라는 인물로 형상화 했다. 소행성에서 지구까지 여행하면서 어린왕자가 만난 사람들, 권력을 가진 왕, 허영심에 가득 찬사람, 주정뱅이, 장사꾼, 1분에 한번 가로등을 켜는 사람, 지리학자는 자신들의 행성에 순수성을 배제한 채 오로지 권력, 허영, 자기학대, 물질 등이세상의 진리인 듯 행동한다.

책제목 : 어린왕자(초판본)(194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원제 : Le Petit Prince

저자 : 생택쥐베리, 김미정 옮김

출판사 : 더스토리

출간일 : 2018년 9월 10일

'부끄러운 어른'들에게 이야기하는 순수한 삶과 희망의 메세지인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정말 부끄러운 나를 생각하게 한다. 어린왕자가 마지막으로 향한 지구에는 이런 모순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런 모순들 속에서 순수한 어린왕자는 갈 길을 잃게 된다. 어린왕자에게 가야 할 길을 알려준 건 여우이다.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자신을 길들여 달라고 말한다. 길들여진 여우는 어린왕자와 헤어지면서 이런 말을 한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너는 잊어버려선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으니까. 너의 장미는 네가 책임져야 해“

여우를 떠나보낸 어린왕자는 그 이후에 사막에 불시착한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주인공은 어린왕자가 겪은 얘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잊고 있던 순수함과 보이지않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음과 동시에 어린왕자가 떠나가면서 책은 막을 내린다.

나는 책에 등장하는 어른들을 하나하나 비웃었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일에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있는 그들보다야 순수성을 찾고 있는 어린왕자의 모습이 내 눈에는 더 가치 있어보였고 멋있어보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나는 내가 그세상의 어른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 자신도 그들과 똑같이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람들이 그랬듯 나는 쓸데없는 것에 목숨을 걸었고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서 내가 길들인 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못했다. 지난 1년 동안 나는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을지 몰라도 내 주변에는 그렇게 성실하지 못했다. 어린왕자를 읽고 나서 나의 마음가짐은 바뀌었다.

비록 늦었다 할지라도 나는 비로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우쳤다. 어렸을 때 '어린왕자'를 읽은 사람이 이 책의 의미를 알기란 쉽지 않다. 이미 순수한 어린이에게 순수함을 가지라는 말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많은 순수함을 잃은 어른들이 이 책을 다시 읽고 나서 생텍쥐페리가 그토록 순수함을 갈구했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바쁘게 자신의 껍데기에만 신경을 쓰고 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란 것을 모른 채 살아간다. 하루하루가 급변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갈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변을 둘러봐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마라토너가 아니다.

어린아이처럼 이곳저곳을 둘러봐도 될뿐더러 잠시 쉬어도 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도 된다. 하지만 자신이 했던 행동에는 책임을 져야한다. 이런 이치를 남들보다 일찍 깨우친 생텍쥐페리는 이 책을 통해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잊고 있던 순수성을 일깨워 준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를 우리들 곁에, 지구라는 낯선 곳에 보냄으로써 잊고 있던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